
자존심이 센 편이 아닌데, 유독 힘들다거나 외롭다거나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말을 잘 못한다. 한번 약한 소리 하기 시작하면 나 스스로가 정말로 그 약함에 빠져서, 혼자 허우적대다가 숨막혀 죽을 때까지 발만 버둥거리다 끝날 거라는걸 잘 알아서 말이지. 그래서 나는 오늘도 괜히 주변 사람들한테 문자 하나 던져 놓고 답문 기다리면서 아무 일도 못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 혼자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산책을 했다. 스스로가 뿌듯하고 자랑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멍청해 죽겠다는 생각이 드는 걸 막을 수 없다. 평소에 혼자임을 추구하던 사람이다보니 가끔 이런 날에는 내가 낸 꾀에 내가 걸려 넘어지지 싶다. 아니야, 그래도 나는 좀 괜찮아. 아직까지는 좀 괜찮아. 며칠 지나면 정상 궤도를 찾을 거야. 귀에 들어오지 않는 100마디 말을 하는 10명의 사람들보다 내가 진심으로 탄복할 수 있는 몸짓 하나를 하는 한명의 사람이 낫고, 그 한명의 사람 보다 괜히 펼쳐든 책 속의 몇 글자가 더 낫다는 걸 나는 알게 되었으니까. 지금 혼자인 것은 내가 나에게 내린 벌이다. 아무도 이 매를 대신 맞아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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